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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5 "브롬달,산체스,자네티와 수원 월드컵의 추억들"
작성자 김호수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5-02-07 14: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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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521

{자신이 없어도 말해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비록 경망스럽게 보이는 한이 있더라도 !

문제점에 대해서 누군가는 처음으로 주장을 펴야하고 또 그에 대한 누군가들의 동조와 비판의

과정에서, 결국 보다 공감 높은 이해를 이루어 나갈 수 있을테니까....

 

문제를 제기하다보면 남의 흠집이나 들추어내는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잘못을 잡아내는

것과 흠집내기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아닐까?

비판이 필요한 것은, 거짓말과 반칙을 잡아내며 사회적 정의를 세우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이 내가 이 칼럼들을 쓰다보면 자주 비판적으로 흐르는 데 대한 변명이 될 수 있는지...}

 

# 35 ( 다큐 )

 

2007년 첫 수원 월드컵에서 팬들의 관심은 우선 브롬달에게 가 있었던 것 같다. 당시 이미

그 해의 마지막 UMB 월드컵이었던 수원대회와는 상관없이 이미 'UMB 올해의 선수상' 을

확정 지어 놓은 상황이었는데다 ,오랫만에 시범경기나 이밴트성 경기가 아닌 진검승부를

월드컵 무대에서 펼쳐보일 것으로 팬들은 기대들 하고 있었다.

 

브롬달은 32명이 벌리는16강전 본선 첫 경기에서 당시까지는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았던  

강동궁 선수를 상대로 쉽게 승리하였지만, 이충복 선수와의 8강전에서 첫 세트부터 6이닝만에

내주더니 결국 셋트 스코어 3:1 로 충격의 패배를 당하고야 말았다.

(당시 8강전에 진출한 우리선수 셋 중 김경률 선수는 페루의 라몬 로드리게즈에게 마지막 세트에서,

황득희 선수 또한  롤랜드 포르뚬에게 아쉽게 패하여 결국 이충복 선수만 남았다.

이충복 선수마저 4강전에서 베트남의 트란치탄 선수에게 마지막 세트에서 아쉽게 패하여

첫 수원 월드컵의 준결승,결승은 외국선수들만의 잔치가 되고 말았다.

또 하나의 4강전 이변은 야스퍼스가 라몬 로드리게즈에게 참패한 것이었다.)

 

시합 후 얼굴이 벌개진 브롬달 선수는 잘 모르는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패한 것이 납득이 안

간다는 표정이었는데, 내가 그 선수가 정식선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소위 무림지존(?)이었다는

얘기를 해 주자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쓴 웃음을 짓는 것이었다. '아차!' 하는 것 같았다.^^

 

조금 있더니 자네티마저 천적 쿠드롱에게 아쉽게 역전패하고 시끈벌떡 나타나는 것이었다.

이미 그 전해 대구에서 며칠간이나 어울렸던 친구들이라 조금이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필리포스는 마틴 혼에게 참패하고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고 산체스는 4강전을 앞두고 있으니

그냥 내버려두고, 대충 무리를 이루어 찬바람을 맞으며 수원의 어느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뭘 먹나 망서리다 문득 킹크랩을 쪄서 파는 가게가 눈에 띄었다. 조금은 허름한 집이라 처음엔

조금 불안해 하는 눈치들이길래 '야! 이 촌놈들아. 이 게들이 요새 막 러시아에서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유럽 산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이  평생 처음  활게 쪄서 먹어보겠네 ! '하며 분위기를 잡고나서는

'시합에 떨어진 놈들이 식중독 좀 걸리면 어떠냐? ' 하고 약도 살살 올렸던 기억이 난다.

 

게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이미 맥주에 소주를 웬간히들 마셨고, 안 먹을 듯 하던 게맛을 보더니

웬걸 한 마리 더 시키자고까지 하는 것이었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게딱지에 비빈 밥까지 다들 먹고 모 선수가 운영하던 수원시내 당구스쿨로 가 한참 당구도 치고

놀다가 새벽엔 호텔 뒤의 해장국 집에까지 가서 수육에 선지해장국까지 '이걸 못 먹으면 다시는

한국에 오지마라. 이거 안 먹으면 한국사람들과 진짜 친구 될 수 없다. 니네들도 돼지  쌩 선지

소세지 만들 때 다 넣던데, 이건 익힌 거니 더욱 안전한거다 ! ' 하면서  소주를 곁들여 먹었다.

그 때 그걸 먹을까말까 망서리며 두리번두리번 눈치보던 자네티의 표정이 지금도 생각난다.

 

사실 그 날 해장국 집에서 (브롬달은 중간에 사라졌고) 끝까지 남아서 선지까지 다 먹은 자네티

와의 본격 우정이 비로서 시작된 셈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2004년에 부도가 난  BWA 와해 이후 UMB주최 월드컵 숫자가 점점 줄어

드는 판에 모처럼 캐롬강국인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려 자신의 승패를 떠나 아직 비공식단체지만

MBA라는 선수협회의 대표로서 매우 기쁘다는 얘기들을 들으며, 세계당구판의 현실과 분위기를

나로서는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날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마지막 날 라몬 로드리게즈를 풀셋트 끝에 극적으로 꺽고 올라간 베트남의 트란치탄과,

숙적 쿠드롱을  두 선수 모두 에버 2를 넘는 혈전 끝에 물리친 산체스 간에 결승전이 벌어졌고,

역시 경험 차이인지 결승전은 산체스의 (에버 2.25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시합 직후 내가 산체스에게 다가가 축하하는 모습이 TV에 방영되는 바람에 그걸 본 친구들이나

회사직원들이 그 이후에 한동안 나를 내기당구에는 절대  안 끼워주는 차별도 당했다.

지금은 실력이 별 것 아니라는게 확실히 들통이 나서 별로 경계들 하지도 않지만....

 

대회는 성황리에 끝났지만, 당시 첫 대회이다보니 행사계획에 미숙했던 탓에 환송파티도 없이 대충 폐막되었다.

(그 다음해에는 환송모임이 성황리에 열렸고 ^^)

브롬달은 조금 민망하게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폐회식에서 수원시장이 그 다음 해의

수원 월드컵 개최를 약속해 준 것은 망외의 소득이었다.

 

2007년 수원월드컵의 히어로는 준우승한 베트남의 트란치탄 선수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당시 베트남 자국내 랭킹이 별로 높지도 않았다는데, 일생 최고의 경기들을 치뤄낸 것 같다.

만약 이충복 선수가 그를 물리치고 올라갔더라면 브롬달까지 침몰시켰으니 '영웅본색'

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몹시 아쉽다.

 

생각보다 일찍들 끝나 브롬달,산체스,자네티 등등이 어울려 다시 수원의 그 클럽으로 몰려갔다.

당시 UMB의 Sports Director로 첫 수원대회 진행을 위해 예선전 이틀 전부터 마무리까지

잠시도 자리를 못 비우며 수고한 Farouk Barki 씨까지 끌고 갔다.

 

원래 사업가인데 선수급 스누커 플레이어이자, 이집트 당구연맹회장을 거쳐 유럽당구연맹

부회장들 중 한 사람이며, 지금은 세계당구총연맹인 WCBS의 임원도 겸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세심하면서도 친화력 있는 대회진행능력 없이는 모든 UMB 대회나 관련 행정이 제대로

돌아갈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내 판단이며 걱정되는 부분이다.

 

당구클럽에서 피자에 떡볶이에 어묵에 순대까지 시켜다 놓고, 내가 환송회를 위해서

 준비해 간 위스키까지 따서 조촐한 뒷풀이가 시작됐다. 브롬달은 위스키도 거침없이 잘 마셔 깜짝 놀랐다.

브롬달은 완전 한국 당구장 동호인처럼 왔다갔다 어묵에 떡볶이까지 먹어가면서 아무하고나

당구를 쳐주는 것이었다. 정말 감동 받았고 첫 인상보다는 소탈함에 갈수록 더욱 호감이 갔다.

 

무릇 선수들이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인기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브롬달 왈, 자기 고국인 스웨덴이나 현재 가족과 살고 있는 독일에서보다 한국에서 자기를

더 잘 알아보고 '보름달 !' 햐면서 반겨주는데 무한한 영광이고 기쁨이라고 .....

 

오히려 우리나라 당구선수들이 팬들이나 동호인들과의 관계가 다른 스포츠 분야보다 묘하게

거리감이 있는 점이 몹시 아쉽고, 그런 부분이 여건 탓만 하는것보다 선수들이나 당구인들이

심각하게 해답을 모색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Barki씨와 친선게임을 쳤는데 (나는 그가 3쿠션도 웬만큼 칠 줄 알았는데 게임이 진행되며 보니

대대기준 10점 정도 수준밖에 안 되어 화들짝 놀랐다. 조금 실망과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런 경기수준의 사람이 월드컵을 과연 매끄럽게 총괄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기 생겼는데,

아니나다를까 그런 우려와 관련된 사건이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대충  15 점씩 놓고 쳤던 것 같다.

아마 UMB룰 15점  원셋트제로 하자고 했던것 같기도 하고....

 

내가 한국당구의 매서운 맛을 보여주며 일방적 리드를 하다가 ,

마무리 공배치가 아주 편한 옆돌리기 공이라서 우선 평소처럼 조금 성급하게  샷하고 난 후에야  2적구를 쳐다보니,

허걱 !  

2적구가 어느 새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옆을 보니 어묵을 먹는 척하며 능청 떨고 있던 브롬달의 바지주머니가 꽤 불룩했다.

모두들 뒤집어지게 웃고 재미있게들 늦게까지 먹고 마시며 어울려 놀았다.

 

산체스는 우승 후의 허탈감 탓인지 술은 조금씩 마시되, 자기는 그 날은 더 이상 큐를 만지기도

쳐다보기도 싫다고하더니, 조금있다 갈비에 소주를 마시고 싶다며 지인들 몇몇과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 기분, 그 약간 허허로운 심정 충분히 알 것도 같았다.

하지만 아주 어린 나이에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20대에 잠시 주춤했던 것이 술과 관련이

있었다는 소문을 얼핏 들은 것 같아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그렇게 잘 어울려 놀던 자네티와 Barki 사이에 그 다음 다음해인 2009년

제 3회 수원 월드컵에서 나도 심히 곤혹스러워졌던 황당한 사건이 터질 줄이야 ?

그리고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던 대다수 사람들이 그 일에 관련이 되게 될 줄은 .....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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